소치 올림픽에서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 와 한 몸이되어 프리 스케이팅을 하던 모습을 저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찾아보곤 합니다. 그녀만의 탱고는 정말이지 언제 보아도 가슴이 떨릴 만큼 고혹적이고. 조용히 집중하게 되거든요. 음악이 있고, 해설가들의 이야기도 들리지만 이상하게도 고요합니다. 해설가들도 김연아 선수의 경기 중에는 말을 줄이고 감상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몇 분의 순간이 저에게 힐링이 되곤 해요.

기술적으로 얼마나 훌륭한지, 제 안목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그녀의 몸짓의 탄성과 그녀의 눈빛, 자신감을 보며 “이것이 ‘클래식’ 이구나, 이것이 ‘거장’ 이라는 것이구나.” 를 온몸으로 느낄 뿐입니다. 왜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거장의 공연을 찾아보고, 클래식 음악을 들을까요? 그 가치가 ‘인증’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내가 그것을 보고, 들을 때 내 기분이 어떤 즐거움에 닿을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저는 올해 초,

마음이 무거워지는 순간에 또 한 번 그녀의 공연을 찾았습니다.

북극한파도 목련의 각성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비교적 두툼한 꽃잎이 가지런히 피어나면 비로소 진주 빛깔을 닮은 하얀 목련을 볼 수 있어요. 겨울과 봄 사이에 피어나는 만큼 겨울 고유의 서늘한 감성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데 아무래도 눈처럼 하얀 꽃잎과 진한 고동색 가지의 만남이 그와 닮았기 때문일 것 같아요.

이맘때면 산당화의 인기에 버금가는 산수유의 인기를 실감해요. 붉은 꽃의 매력을 안다면 꽃가루를 뭉쳐놓은 듯 화사하게 터지는 노란 꽃의 매력을 모를 리 없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봄꽃 나무를 준비해 두었어요. 추운 날씨에 다가오는 봄을 기다릴 마음이 사라진다면 꽃나무를 미리 들이고, 시각적인 따스함을 누구보다 빠르게 느껴보세요. 생명이 있는 향기는 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