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 멀리 가려면 온도, 시간, 공기, 그걸 실어 나르는 어떤 힘이 필요합니다. 그 아름다운 조각들을 하나의 형태로 연결해 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향초예요.

향초는 참 특별해요. 그저 향을 피우는 게 아니라, 공간을 감싸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시간에 따뜻한 감정을 입히는 존재니까요.

그리고 제가 쓰는 글도, 제가 만드는 이 분위기도 마치 촛불처럼 조용히 스며들어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든 일상에 좋은 향기가 머금을 수 있도록 꽃과 공간을 가꾸며 마음을 정비하는 걸지도 몰라요.

어릴 적부터 익숙했던 향기들이 있어요.
따뜻한 이불 냄새, 아침을 깨우는 커피 향기,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엄마의 진한 향수 냄새, 아빠의 낡은 책 속 은은한 종이 냄새, 그리고 외출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날 맞이하는 다정한 분위기의 거실 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