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사서, 예쁘게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해ㅣ 에디터 쏘피의 편지, 211번째 페이지
님, 오늘은 꽃요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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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꽃, 광복
지난주는 광복절을 기념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바쁜 일상 뒤에 잠시 잊고 살았던 애국심과 슬픈 역사에 대한 측은함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시기이기도 하죠. 마음을 울리는 음악, 영상, 글들에 시선이 가는 이 맘 때, 저 또한 시선을 끄는 게시물을 만났습니다. 바로 보그 코리아에서 게시한 광복 80주년 기념 화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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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부터 개화기, 현대까지. 꾸준히 한복에 대한 사랑을 매해 보여주는 보그는 저에게 꾸준히 영감을 주는 좋은 자료실입니다. 이번 화보도 참으로 보그 다웠습니다. 청계천, 서대문 형무소 등을 배경으로 보여주는 한국의 여름, 한복, 꽃, 그리고 1919년 3.1운동 당시 평양 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한 숭실학교의 태극기를 따라 남달랐던 건곤감리 부채까지. 마치 꽃다운 청춘이었을 그날의 조상들이 건네는 안부 인사 같았달까요.
‘우리가 지켜낸 미래의 서울은 여전히 빛나고 여전히 아름다운지.’
우리도 대답하고 싶습니다.
당신께서 피운 꽃은 지고, 다시 피고를 반복하며 지금까지도 국가의 위기마다 국민의 힘으로 이 나라를 지켜내었다고.
건물의 돌 하나, 청계천 물길 하나, 꽃잎 하나도 빼앗기지 않았다고. 그 예쁜 꽃 한 송이에 미소 지을 수 있는 평화를 오늘도 누리고 있다고.
세계에 한글 노래가 울려 퍼지고, ‘뮷즈(뮤지엄굿즈)’를 사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어린아이들과 외국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당신이 피운 그 꽃은 향기를 풍기고,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고 말이죠. 화보 속 모델들보다 더 조용히, 더 결연했을 당신들의 눈빛과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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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ㅣVOGUE KOREA
그간 다양한 시대와 주제로 게시되었던 한복 화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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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쿵쾅거렸던 장면이 또 있습니다.
광복 80주년 특별 생방송 중 래퍼 이영지의 무대가 그것입니다. 이번엔 귀로, 무대의 에너지로, 독립된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그녀가 입은 검은 도포자락만으로 한국의 힙이 완성되버린 모습,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그녀의 목소리. 케데헌으로 한껏 고취되어 있던 제 국뽕(?)이 흘러넘쳐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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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무대를 보며 두 인물이 떠올랐습니다.
학창 시절 신선한 충격과 질투심을 불러일으켰던 일본 가수, 시이나 링고. 대표적인 일본 우익 성향의 가수가 되어버렸지만 그래서였는지(?) 그녀의 초창기 음악, 패션, 뮤직비디오는 굉장히 일본스러우면서 세계적이었어요. 적어도 저에게는요.
('동경사변', '착란' 추천합니다) 기모노를 입고 전자기타를 치는 그 모습이 철저히 일본스럽다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충분히 자신만만하다는 것. 일본스러운 것이 곧 멋있는 것이라는 듯한 당당한 표현이, 역사의식과는 별개로 저를 감동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목격했던 그 현상을 요즘 우리나라에서 느낍니다. 실로 감격스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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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명, (한때는) 모든 랩 가사를 한글로 쓰고, 욕 한마디 넣지 않고, 때론 분노를, 때론 신념을 묵직하게 전하는 래퍼 비와이(BewhY)였어요. 한 프로그램에서 [위대한 유산]이라는 주제로 힙합 가수들이 곡을 만든 적이 있었죠. 함께 참가했던 다른 가수들도 훌륭했지만 비와이의 곡과 공연은 안중근 의사의 의지를 그만의 정서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랩 실력 때문이었을지, 무대연출의 힘일지, 그때의 저는 꽤 오랫동안 감동에 허우적거렸습니다. 코레아 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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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무대와 지난주의 무대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던 이유는, 우리의 역사나 문화를 설명해야 하는 특별한 무대장치나 서사 나열이 예전보다 덜 필요해서일까요? 애써 쪽 찐 머리하지 않아도, 생머리를 풀어헤쳐도, 이젠 바람에 날리는 도포자락 하나면 설명이 끝나니까요.
오늘 지금 이 순간, 대한 국민으로서 이 모습들을 바라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대들이 지켜낸 땅 위에 피어나는 꽃을 매일 보고, 원산지가 ‘대한민국’인 꽃들을 판매할 수 있는 오늘에 안도합니다.
내 나라, 내 겨레. 대한 독립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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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공기 속 자연이 건네는
가장 순한 위로, 초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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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에서도 초록은 지치지 않아요. 잎 사이로 피어난 꽃과 열매들이 무거운 마음까지 맑게 씻어줍니다. 여름날 야외 결혼식처럼, 자연스러운 초록 안에 고요한 낭만을 담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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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린테라피 한 다발"
By 플로리스트 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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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이라는 단어는 늘 화려함을 먼저 떠올리게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반대의 길을 택했어요. '그린웨딩 믹스'를 디자인하면서 생각한 건, 화려하게 덧칠하는 대신 자연의 본래 결을 존중하는 것이었죠. 마치 숲길을 걷다가 잠시 멈춰 바라본 풍경처럼, 과장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결이 전해지는 디자인이 저는 좋습니다.
빛을 머금은 잎사귀, 잔잔히 스며든 초록의 결, 그 위에 꽃이 얹히면 더할 나위 없는 장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한 장면이 됩니다. 그래서 제가 고른 건 가장 순한 초록, 가장 담백한 순백의 조합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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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조용한 위로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그린'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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