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국중박. 하지만 그곳에 뮤지엄 굿즈(뮷즈)만 있었다면 저는 조금 부끄러웠을지도 몰라요. 한국의 전통이 상품성이 있는 것도 좋고, 그것이 이슈가 되는 현상도 반갑지만, 그럼에도 근본은 박물관이니까. 정말 한국다운 것을 방문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케데헌이 흥행을 하고, 뮷즈가 대박이 나기 전에, 이미 유물을 전시하는 방법으로 박물관은 한 단계 진화 중이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과 대영박물관이 전 세계에서 빌려온(?) 유물을 한 방에 때려 박아 부풀린 몸집을 과시할 때 우리는 유물 단 하나를 위해 하나의 방을 모두 내어주기를 선택했습니다.
사유의 방, 반가사유상
국보 상형청자
전시기획자는 음악을 통해 먼저 관람객의 마음을 열게 하고 그 소리와 함께 청자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고 싶었다고 해요. 이렇게나 멋들어진 감각으로 전시를 하는 곳이 내 나라라니. 자랑스러워 미치겠습니다. 여러 개의 작품을 보여주고, 기억에 남지 않는 것보다 하나의 작품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그것은 작품을 본 것이 아닌 체험한 것 같은 기분을 제공하는 것이었어요.
넓은 공간에서 단 한 곳을 향하는 조명의 효과는 빈 공간을 낭비한 것이 아니라, 그 여백마저 작품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대동여지도를 이곳에서 볼 수 있죠.
진정한 관상은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
저는 꽃을 사면, 일단 화병 놓을 자리를 치우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늘 정신없이 물건이 널브러져 있던 자리도, 꽃이 도착하면 비워놔요. 어떻게 하면 꽃을 잘 꽂을 수 있는지 질문하기 전에, 우선 깨끗하게 공간을 비워보세요. 그것만으로도 꽃은 예뻐져요. 어떤 화병에 담을지, 어떤 모습으로 꽂는지는 사실 두 번째 문제입니다. 잘 정돈된 공간에 배치된 꽃은, 본인의 존재감을 큰 노력 없이 드러낼 테니까요.
우리는 그저 꽃이 꽃다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하면 돼요.
무슨 말이냐고요? 꽃이 꽃처럼만 보일 수 있다면, 모든 준비는 끝난 것과 다름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머지는 꽃이 알아서 할거 거든요. 불상이, 왕관이 혼자서도 그토록 빛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의도된 조건들, 기획의도 덕분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그 물건이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도록 주변을 비워두었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일단 비우세요.
사유의 방에 들어온 듯한
@zozo_house 님의 후기 사진
비움이 있어야
비로소 보이는 '본질'
우리 역시 가진 것을 드러내기보다 불필요한 것을 비워낼 때 비로소 고유한 빛을 내기도 합니다. 내가 나답지 못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이미 내 것이 아닙니다. 어색하고 불편한 것들을 모두 버려보세요. 그것이 물건이든, 관계이든, 때론 타인이 요구하는 꿈이든, '나'라는 본질을 제외하고는 벗어도 되는 것들입니다.
김*도 고객님의 후기 사진
이번 주에는 여러분의 공간, 그리고 마음에 작은 여백을 선물해 보시면 어떨까요? 꽃이 꽃답고, 당신이 당신다울 수 있는 그 고요한 틈을 저희와 함께 만들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