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은 아씨들] 에서 주인공 둘째 조 (조세핀) 가 셋째 베스에게 읊어주는 구절이 있습니다. 베스는 병으로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고, 조는 늘 당차고 씩씩하지만 동생의 죽음 앞에서만은 한없이 약해지는 마음을 숨기며 덤덤히 읽어 내려가요.
" 우리가 이 땅을 이토록 사랑할 수 있음은
이 땅에서 보낸 유년 시절 때문이며
자그마한 손으로 따던 그 꽃들이
봄마다 이 땅에서 다시 피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가,
모든 것이 자명하고 자명하기에
사랑받는 이 달콤한 단조로움은 "
- 조지 엘리엇의 소설 『플로스 강변의 물방앗간』 -
영화 [작은 아씨들] 속 한장면
저물어버린 찬란했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오랜 병으로 죽음이 가까워오는 동생이 가고 싶어 하던 바닷가에 데려가 들려주는데 그 어떤 슬픔의 표현보다도 저는 이 순간이 슬펐습니다. 소중한 이들과 소중히 지나온 시간이 곳곳에 깃들어버린 이 땅을 우리는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내년 봄, 그다음 봄이 되면 어김없이 꽃이 피고 소중한 추억을 되새길 테니까요.
누군가에겐 평범한 삶도, 시시한 어른의 삶도 커다란 의미가 있듯이 그 단조롭고 자명한 삶이야말로 유년의 기억을 더욱 값지게 하는 건 아닐까요?
꽃처럼 피어난 나의 강아지
어니스트플라워에는 꽃과 일상을 함께하는 유명한 반려동물들이 많습니다. 그중에도 항상 후기 사진에 귀여운 강아지의 모습을 함께 담아주셨던 루하님은 저희의 오랜 단골이세요. 루하님이 쓰신 후기만 무려 279개 라구요!
우리들의 꽃개, '해피' 는 무지개다리를 건너 별이 되었지만 수많은 후기 사진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여전히 미소 짓고 있습니다. 오늘은 따뜻한 시간을 보냈던 해피와 루하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요.
수국과 함께 찰칵
꽃이 지자, 꽃이 피네
떨어진 꽃잎에 슬픈가요? 충분히 슬퍼해주세요. 그리고 다시 피는 꽃을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꽃이 가는 길의 그 ’마지막‘ 마저도 응원해 준다면 꽃잎은 퇴비가 되고, 마음 언저리에 있던 슬픔을 추억으로, 추억은 앞으로 더 향기로워질 미래의 단단한 땅이 되어줄 거예요.
소중한 이와의 헤어짐은 언제나 고되고 슬픕니다. 저 또한 절 키워주신 외할머니와 한 마리의 강아지, 두 마리의 고양이를 보내며 그간 겪었던 모든 기쁨이 의미 없이 사라지는 경험을 했어요. 지금도 그때의 감정은 고스란히 남아 떠올리려 애쓰면 큰 노력 없이 떠올릴 수 있죠. 하지만 그 기억에 저를 불행하게 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함께 했던 시간이 존재함에 ‘안도’ ‘행복‘ 그리고 충만한 ‘감사함’ 을 느껴요. 내게 주어진 시간 속에 내 인연으로 와주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여러분도 그런 존재, 추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리공이랑 반다랑 찰칵
소중한 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 의외로 이 부분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사랑’ 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마음 밭은 그 크기와 모양이 달라요. 뿌려지는 씨앗부터 다르기 때문에 자라나는 꽃은 물론 풍기는 향기도 다르니까요. 우리는 어떤 향기를 풍기는 사람일까요?
루하님은 보내주시는 사진에서부터 사랑은 물론 향기가 느껴져요. 쏘피도 이러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온디시운이랑 찰칵
네리네랑도 찰칵
그러니 ‘사랑’을 알게 된 당신은 이미 행복한 사람입니다. 꽃으로 함께 했던 일상이 이젠 위로가 되기를, 앞으로 맞이할 단조롭고, 자명한 일상이 해피와의 추억을 더욱 값지게 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