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9시경
저는 가족과 강원도 강릉에 있었어요. 실시간 상황을 몰랐던 저희는 아무것도 모른 채 푸른 바다를 앞에 두고, 두 딸에게 온전히 사랑을 전하며 품에 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들어간 카페에서 들여다본 휴대폰을 통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말을 잃었어요. 저도 모르게 제 두 아이를 꼭 껴안았습니다. 비통함과 슬픔,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존재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고 말았죠. 그 감정조차 미안했습니다.
'좋은 곳에 계실 거예요' 라는 말이 과연 위로가 될까요?
집으로 돌아온 후 뉴스를 보는 내내 유가족들이 처한 상황에 자꾸만 저를 대입해 보게 되었어요. 어떤 말도, 어떤 위로도 들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헤아릴 수도 없는 고통을 그 누구도 없앨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저와 어니스트 팀원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함께 그 고통의 일부라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온 마음을 다해 꽃 같은 이들의 생명이 사라졌음에 마음이 아려온다는 것을 수신처 없는 하늘에 알려주고 싶습니다.
어제, 남편에게 이야기했어요.
「'179명'의 희생을 사실 우리는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는데, 그럴 땐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단 한 사람을 179번 잃는다고 생각해 보면 얼마나 큰 희생인지 실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그 이야기를 나눈 후 저희는 약속이나 한 듯 두 아이를 번갈아 쳐다봤습니다.
저는 여전히 위로의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저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날 때마다 반드시 천국이 존재하기를 희망합니다. 불행이 불행으로 끝나지 않기를. 이 땅에서의 삶이 다른 곳에서 씨앗으로 다시 뿌려지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슬픔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무안 항공 사고를 기억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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