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쏘피의 편지, 231번째 페이지
님, 오늘은 꽃요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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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귀한 별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별은 없지만, 오늘은 유독 이 별 하나가 참으로 아쉽습니다.
그는 유별나지 않은, 조용히 빛나는 별이었어요. 아니, 빛나기보단 주변을 빛나게 하는 별이었습니다. 밤 하늘에 별이 빛나는 것은, 그 별 자체의 빛이 아닙니다.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모습을 우리가 보는 거예요. 어쩌면 그는 그냥 별이 아니라 주변의 별을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는 태양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가 태양이었음을 증명이나 하듯 많은 동료, 후배 배우들이 그의 가는 길에 눈물과 손길을 모으고, 고마움과 존경을 뿌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가족과 동료와 지인들에게, 또 우리에게 반짝임은 물론 따스한 온기를 전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그의 영면에 온 나라가 차분해진 기분입니다. 소리 내어 울기보다 고개를 숙이고 그를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는 중입니다.
바로 배우 안성기 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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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라디오 스타
제가 그를 기억하는 첫 영화는 <라디오 스타> 였어요. 잊혀 가는 락스타 옆을 지키는 매니저인 그는 편안한 옆집 아저씨, 누군가에겐 친근한 형, 또 누군가에겐 친구 같았겠지요. 유독 특별했던 그의 음성이 잊히지 않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배우가 얼마나 유명한지, 어떤 이력을 가진 사람인지 저는 자세히 몰랐지만 분명한 건, 어린 학생이었던 저에게 영화의 매력을 알게 해준 '아저씨'였다는 거죠.
유명해서 '스타'가 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빛나는 사람'이 된 좋은 아저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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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필요한 건, 착한 사람
33년 전 어린 아들에 남겨주었던 편지 속 이 한마디는 우리 모두에게 남기는 유언처럼 느껴집니다. 그러고 보면 그저 무언가를 '잘 하는' 한 사람을 잃는 것보다 마음이 '착했던' 한 사람을 잃는 것이 더 슬픕니다. 그는 아들이 그런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건넨 말이었겠지만 정작 그가, 바로 세상에 필요한 착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 힘든 걸 왜 할까요, 선배님"
함께 영화 <사냥> 속 액션 장면을 찍던 한예리 배우가 물었습니다.
"그러게, 왜 계속하는 걸까?" 그가 되물었습니다. 그리고 곧 대답했어요.
즐거워서, 즐거우니까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차가운 빗속으로, 앵글 속으로, 그는 뛰어갔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하며 목이 메는 그녀의 새하얀 얼굴이 또 잊히지 않습니다.
네, 그는 즐거운 걸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착한 사람이었어요.
남들이 시킨 일이 아니라, 스스로 즐거운 일을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하는 것. 쉽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그 결과 많은 이에게 인정받고 기억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에요. 그것을 기어이 해내고 잠이 든 그의 영혼이 또 더없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유명한 배우라서가 아니라, 담백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한 사람의 인생을 그동안 '영화'라는 이름으로 훔쳐본 저라서, 그 여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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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원히 저에게 이 시절, 이 모습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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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당신을 빛나게 해준 태양은 누구였나요? 다른 누군가를 빛나게 해주었나요?
홀로 빛나는 별은 있지만 없고, 홀로 걸어가는 인생도 있지만 없습니다. 따스한 온기가 되어준 먼 별에게서 느끼는 고마움과 슬픔을 가슴에 담고, 지금 바로 옆에서 나를 지켜주는 소중한 이의 손을 꼭 잡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사람이 바로 오늘 우리의 별이니까요.
쏘피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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